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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2023): 일단은 살려야 한다.

by 추장의 알쓸신잡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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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 포스터

목차

영화 "교섭"(2023): 일단은 살려야 한다. 

  • 영화 "교섭"(2023)의 줄거리
  • 영화 "교섭"의 한국 영화사적 의미
  •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 마무리

 


영화 "교섭"(2023): 일단은 살려야 한다. 

영화 "교섭"은 2023년 1월 18일 개봉한 영화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은 분당의 샘물교회 선교단이 노무현 대통령 당시 여행제한국가로 분류한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프가니스탄에 입국을 강행했다가 이슬람 과격단체 탈레반에게 인질로 붙잡혀 2명이 사망하고, 21명이 귀환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그들을 살려내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인 만큼 일단은 살려야 한다. 그 치열했던 현장 속으로 지금부터 들어가 보자.

 


영화 "교섭"(2023)의 줄거리

한 교회의 선교단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탈레반에게 인질로 잡히고 만다. 이 소식은 해외 외신들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부에 전달된다. 탈레반은 인질을 잡고 감옥에 갇힌 탈레반 포로와의 맞교환과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한다. 이 사건으로 외교부 대응팀장 정재호(황정민 분)는 팀을 꾸려 아프간으로 향하고, 파키스탄 감옥에 갇혀있던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 분)도 아프간으로 향하게 된다. 정부부처도 성격도 일처리 방식도 달렸던 둘은 처음에는 서로 부딪힌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희생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같다. 아프간 정부와의 교섭이 실패하자 둘은 아프간 전통 지르가(아프간 부족장 회의)를 통해 협상을 시도한다. 재호와 대식은 인질들은 자원 봉사자들이고, 무고한 시민임을 강조하며, 아프간의 부족장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그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며, 그들과의 신뢰를 쌓아간다. 결국 재호와 대식은 그들에게 신뢰를 얻으며, 전원 석방 약속을 이끌어 내지만, 한국의 방송을 통해 그들이 개신교의 선교단체라는 정체가 들통나면서, 석방은 취소되고, 탈레반들은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질들을 한 명씩 처형하기 시작한다. 다급해진 재호와 대식은 한국의 외교적 이미지 실추를 감안하고라도, 금전적 협상을 제안해 보지만, 그것 또한 사기로 밝혀지게 되고, 결국 한국 정부는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미군과 함께 군사작전을 검토하게 된다. 하지만 인질들의 생명이 최우선이었던, 재호는 귀국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협상을 하게 해달라고 대통령을 설득한다. 그리고,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재호는 목숨을 걸고 마지막 협상을 위해 탈레반의 수장이 있는 그들의 본부로 들어간다. 

 


 

"교섭"의 한국 영화사적 의미

황정민과 현빈이 주연을 맡은 영화 "교섭"은 이 둘의 스펙터클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것이다.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보다는 인질들의 목숨을 담보로 시시각각 변하는 조건들에 대응하며 펼쳐지는 두 인물의 협상 전에 더욱 비중을 실었다. 필자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화 "교섭"은 우리에게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잔잔한 감동과 섬세한 연출로 잘 알려진 임순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금까지 보여준 임순례 감독의 영화와 장르가 너무 달라서 한 번 놀랐고,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제작비 100억 원 대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랐다. 임순례 감독은 영화 "교섭"을 통해 한국 영화사에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최초로 연출한 여성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남기게 되었다. 한국도 이제 여성감독판 블록버스터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통상 블록버스터의 장르가 남성성을 강조하는 액션 어드벤처물이 많다 보니 여성 감독들의 참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섭"의 흥행 성적도 조금은 아쉽지만, 시작이니 만큼 더 많은 여성 감독들이 블록버스터에 참여하여, 다양성과 개성을 더해 한국영화를 더욱더 풍요롭게 해 주기를 바란다.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영화 "교섭"은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다. 반대로 국가를 무시한 그들의 치기 어린 행동도 국가는 무시하지 않았고,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국민이란 이유만으로 그들을 살려내기 위해서 자신들의 목숨을 걸었던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있었다는 것이 스토리의 핵심이다. 그들의 고뇌와 사명감, 두려움 등을 임순례 감독은 진심 어린 시선으로 그려냈다. 사람들은 결과만을 놓고, 잘잘못을 따지길 좋아한다. 하지만 모든 결과에는 과정과 이유가 있다. 영화는 당시 '테러단체와의 협상은 없다'는 국제 사회의 원칙과 국가의 외교적 대의명분, 분열된 여론, 자신들의 시청률에만 관심이 있는 언론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보여주며, 당시 피랍자들을 구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장애물들이 있었으며 그리고,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사명감으로 그 위험한 현장으로 목숨 걸고 걸어 들어갔던 그들이 그곳에 있었기에 21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살아 돌아온 선교단을 비난하기에 바빴고, 아무도 그들을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들의 노고와 땀을 알아주는 이들은 없었다.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의 노고를 간접적으로 나마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는 과연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가?'라는 물음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게 하는 영화다. 

 


 

마무리

영화 "교섭"은 아주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라고 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소재 자체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고, 사건이 있었던 당시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민감할 수 있어 상당 부분 연출에 제한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은 이 어려운 소재를 현명하게 잘 소화했다. 더구나 한국 영화 역사상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에 여성 감독이 최초로 연출을 맡았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또한 필자에게는 이 영화가 국가의 책임과 국민의 의무, 집단의 이기주위와 개인의 사명감이라는 주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이기도 하다. 올해 1월 18일에 개봉한 영화로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 많을 줄 안다. 아직 감상 전이라면 샘물교회 피랍사건에 대해 살짝 사전지식을 쌓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21명의 생명을 구해내기 위해서 아프간에는 그때 그들이 있었고, 그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걸로 이 영화는 제작이유가 충분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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